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떤 '무리' 혹은 '군집'이라고 표현되는 집단이 있다. 그러니까, 아마 어떤 블로거를 중심으로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 그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의 블로그를 연결하면 아주 근사한 작은 거미줄이, 커다란 거미줄이 되고, 다시 더 큰 거미줄이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멋진 모습처럼...

사실 한 블로거가 다른 블로거와 연결이 되는 순간은 아주 우연적일 가능성이 높다. 연결에 연결을 확장한다든지, 혹은 연결을 돕는 사이트(메타사이트 같은..)들이 그런 관계를 생성하고, 현실에서와 비슷하게 한 번 맺은 관계는 잘 이어지는 편이다. 그리고 이런 관계들은 블로거가 블로그를 계속하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는 모두 관계 맺음을 좋아하니까...

머리속에 이런 상황을 그려보면, 뭔가 엄청난 세계를 또 하나 마주하는 느낌이다. 여기 내가 있고, 청주에 계신 J. Parker님이라든지, 서울에 계신 루돌프님, 미국에 계신 또다른 블로거가 연결된다. 단지 종이 몇 장에 옮기면 그만일 이 블로그라는 도구로 말이다.


시 '관계가 이루어지는 점'에 집중하면, 이런 관계는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만남과도 유사하다. 현실과의 차이점은 뭘까? 현실과 블로그의 관계가 가장 다른 점은, 누군가 내게 가지는 어떤 기대-모습-생각 등이 모두 나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내가 외부에게 보내는 신호(글)를 통해 상대방은 나를 마주한다. 현실에서라면 우리는 외모-학벌-옷 등에 먼저 정신을 빼앗기고 말텐데...
(* 물론 모든 블로그가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블로그의 경우 이미 사회적으로 알려진 명함때문에 방문하기도 하니까.)

블로그는 이렇게 분명 매력적이지만, 현실에서와 다른 한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사실 이 인터넷에만 틀어박힌 관계에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인터넷에서의 관계는, 현실세계로... 사람들의 진짜 관계로 확장되어야 한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그리고 블로그의 관계가 현실에 나타날 때는 그 사람의 외모-학벌-옷에 대한 선입견이 아니라, 블로그의 글이 그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이 될 것이다. 나는 블로거와 댓글을 남기고 트랙백을 보내는 것도 좋아하지만, 악수하고 밥을 먹고 얘기하고 교감하고 싶다.
(* 이건 블로그를 방문하는 또 하나의 목적인 '정보 전달'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다.)


기에 대한 의문은, 과연 우리는 블로그를 보고, 그 블로거를 신뢰할 수 있을까? 단지 블로그를 통해서 보여지는 사람을, 신뢰할만한 우리의 친구와 같은 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을까?

또 다른 하나의 의문은, 그렇다면 그 한계는 어디일까?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정 수준 이상의 크기의 관계에 대해서는 관리 할 만한 힘이 없다. 5,000명쯤 되는 블로거들과 소통할 자신이 있는가? 우리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집단의 크기는 많아야 천 명, 보통은 100-200명 정도이다.


질문이 계속 꼬리를 물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런 질문들이 공상처럼 사라지거나, 어쩌면 현실이 될 것이다. 2007년은 어쨌든 국내 블로거에게 바쁜 한해가 될 듯 싶다.



(덧) 대부분의 글에서 높임말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만, 오늘은 문득 그냥 내뱉고 싶었습니다.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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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래바 2006/12/26 08:26

    요즘은 출근 후 리더에 등록된 분들의 글을 읽는 게 습관처럼 되어 버렸네요.^^
    블로그 등의 가상공간에서의 관계와 실제와는 일정부분 역할 분담이 있겠지요. 다만 그 사이에 단절되지 않고 어느 정도 연결 고리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만..
    근데 서울의 xxx, 부산의 ppp, 일본의 www 사이의 현실 만남이 어느 정도 노력이 기울여져야 가능할까요? ^^ 기대되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성탄절이 지나고 첫 날 시작이네요. (곧 올해 마지막이긴 하지만. ㅌㅌㅌ)
    행복한 한 주 되시길..

    • BKLove 2006/12/28 01:34

      저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적인 모습에 있어서, 블로그는 기존의 카페같은 모임에 비해서 좀 유대감이 적어보이긴 합니다. 유대감을 형성 할만한 연결고리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죠. 같은 편은 찾기 좀 힘들다고 할까요~

      하지만, 그만큼 자유롭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할 듯 합니다. 일단 어떤 구성원들을 연결할 '블로그 허브'가 필요할거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올블로그나 이올린이 있기는 하지만.. 뭐랄까.. 너무 포괄적이잖아요.

  2. J.Parker 2006/12/26 09:39

    헛.. 제 닉넴이 ^^/ 어찌 보면 아무렇지 않은 관계일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친구이상의 효과도 누릴수 있을듯 합니다. 막말로 외부와 단절시킨 나홀로 블로거라면
    블로그 이상의 친구는 없을테니까요.. 블로거에 대한 신뢰성은 백지 한장 차이인듯 합니다.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가볍게 생각한다면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요.
    말씀대로 2007년엔 국내 블로거들에게 한층 뜨거운 바람이 불듯 합니다.~~
    연말 마무리 잘하시구요. 2006년의 마지막주 잘보내세요.

    • BKLove 2006/12/28 01:36

      저는 가끔은 제가 현실속에서 저와, 블로그에서 제가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블로그에서 적는 글에는 제가 바라는 것이 담겨있고, 현실은 때론 그러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

      인터넷이 사람과의 만남을 줄이고, 또 늘리고..
      정말 다른 두 얼굴을 지닌 듯 합니다..

  3. 방랑객 2006/12/26 12:20

    솔직히 100%는 아니겠죠
    ..하지만 계속 하다보면, 이어지는 사람은 이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거죠
    뭐 어렵게 생각할 필요 있나요-_-ㅋ 이건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같은 경우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이렇듯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것이 가장 주효했어요 물론 여러가지 정보의 공유도 분명 블로그의 매력이지만
    마지막 말씀대로 사라지거나, 현실이 되겠죠 ^ ^

    • BKLove 2006/12/28 01:38

      옙.. 사실 한편으로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글을 쓴거고, 그렇다면 '내가 한 번'이라는 생각을 가지기도 한답니다. 단추를 어디에 끼워야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

      블로그의 가장 큰 매력중에 하나는, 그냥 뜬구름같은 이야기인데도.. 여러사람이 모여서 생각을 하게 되니.. 뭔가 발전이 생기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더 시간이 지나서 주제를 부여잡고 생각해보면, 또 다른 길이 생기겠죠.

  4. agrage 2006/12/27 10:47

    어찌보면 이러한 점이 온라인의 매력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만.. 그냥 무난하게.. 가진것에 대한것보단 표현하는것에 대한 피드백으로 연결이 되니까요..

    • BKLove 2006/12/28 01:39

      '가진것에 대한것보단 표현하는것에 대한 피드백으로...'
      정말 멋진 표현이네요. 표현하는 것. 요즘은 '표현'한다는 말이 자꾸 좋아집니다. 이런걸 보면, 인터넷이 없을 땐 어떻게 지냈을까 싶기도 하네요..

  5. 미르 2006/12/27 14:06

    블로그를 통해 블로거를 신뢰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보여지는 그 사람의 모습도, 온라인 상에 보여지는 모습도 모두 한 사람이니 어찌 생각하면 다를 것도 없지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무섭다해도, 사람이 사람을 믿지 않으면 어쩐지 슬프잖아요.
    저는 블로그를 통해 좋은 이웃님들을 잔뜩 뵐 수 있어서 참 기쁘답니다^_^

    • BKLove 2006/12/28 01:41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은 일인듯 합니다. 잘 나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힘이 필요할 듯 합니다.

      가끔 화상채팅을 하는 사이트들이, 어쩌다 음란 분위기의 대명사가 되었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화상 채팅이 정말 멋진 생각이고, 꿈이 현실이 된건데.. 쓰는 사람들/서비스 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되기도 하더군요.

  6. CK 2007/01/03 15:15

    좋은글 잘 봤습니다. 생각을 좀더 발전시켜 나가 보죠~

  7. 손미라 2007/02/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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