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바람을 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많이 있습니다', 단지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죠. 뜬금없이 바람 이야기를 꺼내 죄송합니다만, 우리 주변에서는 간혹 자신의 배우자(혹은 연인)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사랑하거나 성적인 관계를 맺는 일이 종종 이야기 되곤 합니다. 영화와 소설에서도 끊이지 않는 주제이기도 하죠. 성비를 생각해볼 때 어떤 사람은 연애 한 번, 결혼 한 번 못하고 지내는데... 어떤 사람들은 한번에 둘, 셋을 차지하다니... 그것만 생각해도 상당히 불합리한 일이란 생각도 들긴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 들어선 수많은 러브호텔/모텔들이 이런 현실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일부일처제가 지켜지고, 간통죄가 엄격하게 법에 명시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는 (성적인 관계의) 불륜을 저질렀다면 그것만으로 범죄가 되고, 많은 경우는 법률을 넘어서서 그런 행위 자체가 또다른 범죄(폭행, 살인 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물론 간통죄를 인정할지, 말지에 대한 논란은 잠시 밀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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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처럼, 현실에서도 바람을 피우는 것은 대부분 해피하게 끝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굳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면서, 바람을 피우는 것일까요?

사람마다 내세우는 이유는 조금씩 다릅니다. 인생이 지루해서 뭔가 자극적인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하나가 아닌 양쪽 모두(혹은 셋, 넷, 다섯... 그 이상)를 사랑해서 포기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현재 배우자(연인)와의 관계에서 오는 불만을 해결하고자, 물론 단지 재미로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때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던, 몰몬교 중에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1부 다처를 공공연하게 주장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조그마한 죄를 짓지도 않는, 한마디로 법 없이 살만한 사람들 중에서도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 있는걸 보면 가끔은 어떤 욕망이 저 사람들을 용감하게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에스키모 부족 집단에서는 손님이 방문하면, 밤에 자신의 아내를 손님과 성행위를 하도록 한다는 이야기 (일종의 접대의 하나로 말이죠).. 한번쯤 들어보셨죠? 놀라운 이야기니 다들 들어보셨고, 아마 기억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자신의 아내를 성적인 파트너로 빌려주는 부족을 조사했더니, 그런 풍습이 없는 곳의 평균치보다 아내를 살해하는 범죄가 아주 높게 나타났다는 것 입니다. 달리 해석하면, 아내를 손님에게 빌려주는 특이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부족들 마저도 어쩌면 그런 풍습에 저항하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관습적으로 아내를 빌려주는 부족 - 즉, 문화 자체가 약간의 외도를 인정하고 있는 부족 - 에게서도 외도가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범죄의 원인이라면, 그것 자체를 완전 금기시하는 사회에서라면 이런 외도가 훨씬 큰 문제를 불러오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 위 이야기에 대한 다른 견해는 에스키모 부족의 경우는 명확한 일부일처의 사회가 아니고, 성행위에 대한 관념이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과학의 잣대에서 인간이 '바람을 피우는' 원인은 분명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남자들의 경우 정자를 끊임없이 계속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자손을 널리 퍼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자신의 자손을 널리 퍼뜨릴 수 있는 방법중에 하나가 외도라는건데요. 여러 여성을 임신 시킴으로써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훨씬 많은 자손을 (정확히는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린게 되는거죠.

반면, 여성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인간의 경우는 여성들의 경우 임신기간이 아주 깁니다. 10개월이나 되죠. 따라서 여성은 한번의 임신을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가장 우수한 정자를 얻어서 더욱 뛰어난 아이를 놓기 위해서는 보다 뛰어난 유전자를 필요로 합니다. 여성에 있어서 외도는 보다 나은 유전자를 획득하기 위한 하나의 행동이라는건데요. (*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 검증된 사실은 아니지만, 로빈 베이커는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근거를 통해 작성한 '정자 전쟁'이라는 책에서... 여성의 질에 동시에 두 사람의 정자가 들어서면, 일부의 정자들은 다른 정자를 꼬리로 감싸서 진행을 방해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이를 낳는 것이 우리에게 성관계 혹은 사랑의 가장 큰 목적이 아니긴 합니다. 당장 고령화로 접어들어 출산율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원인을 '자손 번식'에서 찾는 것은 조금 의외처럼 여겨지기도 한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활동의 많은 부분에서 '생물학적/진화론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인간도 동물이고,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발전을 했지만, 기본적인 본능까지 완전 고칠 수는 없는것이고...

위의 사실만 놓고 본다면, 조선시대에 부유한 사람들이 본부인과 첩을 거느리고 살았던 것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조금은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신분이 높고 부유한 남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남자 경쟁자에 비해서 훨씬 많은 부인과 자식을 가지더라도 경제적인 면에서는 아무런 부담이 없었던 것이죠. 반대로 생각해도, 첩의 경우에 있어서도 가난한 사람의 조강지처가 되는 것보다, 부유한 사람의 첩이 되는 편이 '단순히 경제적인 조건'만 따지고 봤을 땐 더 나을 수도 있었단 이야기입니다.


바람을 피는 것을 정당화 하는 이유가 있듯이, 그 반대로 배우자의 외도에 극단적으로 경계를 하는 것도 진화론적인 이유가 있는데요. (물론 대부분은 배신에 대한 댓가를 치루게 되는거라고 생각하지만) 그전에 배우자/연인의 외도에 대해서는 남자와 여자의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에 따르면... 남자의 경우 여성의 성적인 외도를 싫어하는 반면, 여자는 남자의 성적인 외도보다 정신적인 사랑에 빠지는 것을 더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를 해석하는 이유는 남자의 경우 '자신의 아이를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아내의 경우는 자신이 직접 자녀를 낳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임을 당연히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자의 경우는 만약 이 아이가 자신의 핏줄이 아닌, 여자의 외도에 의해서 생겨난 아이라면.. 어쩌면 자신의 유전자를 받지 못한 아이를 부양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건, 아이가 없는 것에 비해서도 낭비스러운 행위니까요.

반면 아내의 경우는 남편이 성적인 외도를 하는 것에 비해서,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경우 그쪽에 (돈이며, 선물이며 갖다바치는) 헌신을 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바람을 한번 피우는 것보다 상황을 나쁘게 받아들이는 것 입니다. 남자의 능력은 대부분 한계가 있는데 그걸 둘, 셋으로 나눌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단순히 남자가 술집 등에서 성적인 외도만 하게 되면 (물론 그렇다고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부담이 안되지만...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되겠죠.


특이하고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예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아이를 낳았을 때.. 아내, 아내의 가족들은 남편에게 하나같이 '아이가 아버지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제가 지켜본 봐로도 신기할 정도로 정말 그렇습니다. 진짜 놀라울 정도) 그런데 남편의 가족들은 딱히 어느 한쪽을 닮았는지 표현하는게 정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아내의 가족의 입장에서는 남편이 자신의 자식에 대한 헌신외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새로 태어난 아이와 아버지와의 연관성을 지어주려 한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진화론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은연중에 영향을 받는 다는 한 증거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심심한 결론이긴 하지만, 물론 이런 일련의 이유들이 우리의 '바람피우기'를 정당화하진 않습니다. 그건 사실 육체적이고, 본능적인 행동을 이겨가면서... 평화롭고, 다같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사회가 암묵적으로 지켜온 약속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하게 어울려 살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 주변의 것들을 유지하는데 지나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기 위해서 결혼이나 1부 1처제라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1부1처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자신의 부인이 바람을 피는지에 대해서 엄청난 의심을 하고 에너지를 쏟아야 할텐데 말이죠.

당연한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이 외도에 빠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 반대편에는 외도를 당하는 존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최소한?) 셋중에 한 명은 아주 불행해진다는 결론인데요. 그게 누구라도, 자신이 된다면 상당히 버티기 힘든 일이겠죠?

(* 이 포스트는 2, 3부 계속 연재할 계획입니다..)

- 이 주제의 관련 책들 목록입니다. -
정자전쟁 | 로빈 베이커 | 이민아 역 | 이학사
위험한 열정 질투 | 데이비드버스 | 이상원 역 | 추수밭
리스크 없이 바람 피우기 | 자비네 에르트만 | 이명희 역 | 만물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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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IRDTYPE 2007/06/13 08:52

    재밌어요~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

  2. neoframe 2007/06/13 09:10

    3부에서 뭔가 대단한 반전이 있을 것만 같아요. (두근두근)

    • BKLove 2007/06/13 10:18

      반전까진.. ㅋㅋ
      나름 생각을 했긴한데.. 반전은 아니구요 ㅋㅋ

  3. 겐도 2007/06/13 10:12

    BK사마, 바람중?

    • BKLove 2007/06/13 10:18

      겐도님~ 이 무슨 말도 안되는~ ㅋ
      바람이 아니니까.. 이런 글을 쓰는거죠 ㅋ

  4. 버트 2007/06/13 12:33

    일부의 이야기일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일으키지만 그 보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질 틈이 없습니다. 먹고 살기가 몹시 힘들기 때문입니다.

  5. 비밀방문자 2007/06/13 14:1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6. 비밀방문자 2007/06/13 14:22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7. 바람 2007/06/14 07:17

    이말저말 해봤자 바람은..등따습고 배부른것들이 지랄 하는거에요..등춥고 배고픈것들은 외롭다고 지랄을 하는거구요..그 밖의 것들은 호기심 천국인지 착각하구 바람을 선택하는거구요..바람요?..내비둬요..지랄들하다.서로의 가슴에 피멍들들게..인생은 어쩌면 말이죠..거의 공평해요..바람은 차란만장한 인생을 보장하는 사람들이나 저지르는 거에요..인과응보..바람...철들지 않은 족속들의 곱사춤~

    • 프린터기 2007/06/14 09:49

      적어도 우리사회는 이제 절대적 비곤상태에서는 벗어났습니다. 상대적 비곤 즉, 상대적으로 다른사람에 비해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말이죠. 일단 의식주가 해결되는 사람이 많다면, 이거는 등따습고 배부른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점차 많아진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바람에 대해 질색만 할게 아니라 사람들이 왜 바람을 피는가를 살펴봐야할 시대지요. 님 말처럼 등따습고 배부른 사람이 바람을 피우는데, 우리사회가 점차 등따습고 배부른 사람이 많아지니까요.

    • BKLove 2007/06/14 18:30

      바람님의 말씀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통계라는게 어떻게 되었든, 여전히 가정과 사랑과 연인을 지키는 사람이 대부분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그런 일이 모두에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보여지진 않습니다.

      사실 실제 현실에서 바람을 피우면 된다, 안된다는..
      윤리적인 이유보다는..

      그 배경에 있는 인간 기본의 본능이 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을 듯.. 윤리와 관련되어서는, 앞으로 조금 더 이야기해볼려고 합니다.

  8. sunny 2007/06/14 18:01

    아이를 낳고 희한하게도 텍스트에 집중력이 떨어지더라구여. 그래도, 나름 열심히 읽었습니다.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논하셨군요. 중간에 급공감가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아이를 10개월 동안 배에 품고 있고, 또 배안에서 길고 질긴 탯줄로 아이와 엄마가 연결돼 있죠. 아이는 그 탯줄로 영양분을 공급 받고요. 먹고 살 수 있는 절대적인 생명줄이지요. 암튼.. 이런 이유로 엄마와 아이는 끈끈한 관계를 갖게 됩니다. 그건 정말 경험하지 못하면 절대절대로 알 수 없는 감정이랍니다. 그런데, 솔직히 아빠와 아이는 공통 분모가 없다는 것이지요. 남자한테 아이는 태어나기 전까지는 막연한 존재더군요. 그래서, 아빠와 아이의 끈끈한 관계를 위해서 아이는 아빠를 닮을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진화했다고...ㅋㅋ 아침 찌라시 신문에서 읽었슴다~아빠랑 판박이다.. 아빠랑 완전 붕어빵이다.. 엄마랑은 이런 표현 잘 안쓰죠. BKLOVE님의 해석이라면..좀 많이 서글픕니다..

    • BKLove 2007/06/14 18:18

      사실 우리가 아주 뛰어난 존재라고 자부하면서도.. 가끔 본능이 남아있는 동물적인 면을 발견할 땐, 악간은 서글픈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인 듯 합니다. 요즘이야 남자라고해서 여자보다 돈을 잘버는 것은 아니지만.. (물론 평균적인 수입이나 승진에서는 남자가 아직 더 우세하다는게 조사의 결과이긴 하지만요~ 이건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더 불평등해서이므로 생략..)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대부분의 사회에서 남자는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었으므로 생긴 하나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다른 한편으로 외부의 침략자에 대해서 대항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육체적인 힘이 쎈 남자라고 하는것도 정답이긴 한데.. 이건 너무 우리가 영화속에 나오는 원시인 느낌이 나서.. ^^

      위에 나온 이야기 대부분은 이미 검증된 이야기지만, 그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자신의 아들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보는 아버지의 눈과 아이의 손을 잡는 아버지의 손길에 대한 가치를 폄하해서는 안되겠죠.

      사랑이 PEA라는 물질에 의한 감정일 뿐이라고 하기엔, 모두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너무 벅찼으니 말이죠. ^^

  9. 물망초 2007/06/16 08:37

    님들의 블로그에 슬픈 댓글을 달고 다녀 죄송한마음입니다
    에미의심정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짐승의 손에 어여쁜딸을 잃은 에미입니다
    대한송유관공사 인사과장의 직장내성희롱 살인사건을
    원주경찰서 초동수사부터 사건의진실을 왜곡하고
    은폐조작하려 했던 것을 밝히고자 합니다
    서명부탁드립니다

  10. 에휴.. 2007/06/19 12:32

    저도 모 남 모라할 처지는 (전혀)안된다만은......
    경험상 누군가 바람을 피면..그사람 혼자의 죄가 아니라..
    바람을 피도록 잘 관리하지 못한 연인과 바람을 핀 대상인 사람도
    피멍들고 죄가 어느정도 잇는듯...그리구 사람은 다들 실수 하면서
    사는것 아닙니까 주용한건..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게 아닐지...
    진실은 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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