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 2006-07-31
휴대폰 충전핀 20개로 통일 추진 이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기사를 보니까 답답함이 확 밀려오는군요. 현행 충전기는 24핀으로 2000년 6월 설립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Telecommunication Technology Association, TTA]산하 휴대전화 충전구조표준화 추진위원회에 의해서 2002년 4월 표준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업체간 충전을 위한 잭의 모양과 핀수가 달라서 생길 수 있는 낭비를 막고, 표준으로 사용했을 때 하나의 충전기를 여러 휴대폰에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으니까요. 표준으로 인해서 연간 3천 5백억원의 돈이 절약된다고 합니다.


#2. 발단 2006-06-22
하지만 휴대폰 제조업체에서 최근 한참 두께 전쟁을 펼치고 있고, 예전에 다양한 기능에 승부를 걸었다면.. 최근에는 얇은 휴대폰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업체에서는 이런 슬림 휴대폰에는 24핀이 너무 두껍다는 이유로 10-16핀의 충전잭을 달기 시작했고, 24핀과 호환을 위해서 변환기(converter)를 포함되서 출시했습니다. TTA에서는 이에 제조업체에 표준을 따라줄 것을 권고하기도 했었죠. 업체에서는 슬림화에 따라서 표준24핀 충전용 잭을 달기 힘들다고 강하게 나왔습니다. TTA에서는 권고사항이긴 하지만, 표준을 강제할 조항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휴대폰 충전단자 표준 '유명무실'


#3. 전개-a 2005-11-24
사건은 이미 다른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휴대폰 제조업체가 아닌 이동통신 3사(SKT,KTF,LGT)는 작년말 휴대폰의 엑세서리(이어폰, 데이터 케이블)의 단자가 업체마다 틀려서 고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통일할 것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됩니다. 이런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유는 기존의 TTA에서 제정한 표준이 충전에 대한 것이였을 뿐, 데이터 통신(이어폰 포함)은 제외되었기 때문에 똑같은 24핀 데이터 케이블을 가지고도 업체마다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는 방법은 제각각이였기 때문입니다. 현재 데이터 통신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실에서 표준의 제정이 이에 대한 표준의 제정이 필요했습니다.
[관련 기사] 이통3사, 휴대폰 외부장치 표준화 MOU 체결


#4. 전개-b 2006-04-20
TTA는 이에 대한 표준을 만들기 위해서 새롭게 전담반을 만들었고, 기존의 24핀을 이용해서 충전, 데이터 통신, 이어폰의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처음에는 이어폰잭에 대한 표준을 위해서 전담반을 만들었지만, 이동통신3사가 멀티미디어를 위한 잭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더 확대하기러 한 것입니다. 표준으로 정해져있어서 사용하고 있는 24핀에, 추가적으로 멀티미디어의 부가 기능을 포함해서 표준을 제정하면 되는 것이였죠.
[관련 기사] 휴대폰 연결단자 통합 인터페이스 선보인다


#5. 위기 2006-06-22
그러다가 지난달 말 갑자기 19핀으로 표준을 바꾼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24핀이 아닌 19핀에 멀티미디어, 데이터통신, 충전까지 겸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죠. TTA에서는 슬림화로 인해서 24핀으로는 현행 디자인을 따라 갈 수 없다고 하며 더 작은 크기의 핀으로 표준을 바꿀 뜻을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휴대폰 표준충전단자 19핀 통합단자로 변경...TTA


#6. 절정 2006-07-30
가장 최근의 기사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모토로라, KTFT 등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와 주변기기 업체가 20핀으로 통일하기러 합의했다고 합니다. TTA에서는 당초 2007년 4분기부터는 새로운 표준으로 채택된 제품을 출시하도록 할 예정이였기 때문에, 2007년 4분기부터는 20핀으로 된 제품이 출시될 듯 합니다.
[관련 기사] 휴대폰 충전핀 20개로 통일 추진


#7. 결말
답답한 점은 과연 4년전에 4년뒤를 내다보지도 못하고 표준을 정했냐는 겁니다. 또 과연 4년만에 바뀌는 표준이라면, 그게 표준으로써의 가치가 있냐는거겠죠. 표준이라고 하는 것은 한번 정하면, 아주 특별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제외하고는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것이 당연한거니까요. 그게 "표준"이라는 말의 의미이고, "표준"을 정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한 10년쯤 지나서 처음 표준을 만들때는 도저히 예상 할 수 없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면 또 모를까, 데이터 통신 기능은 모두 표준을 제정할 2004년 이전부터 존재했던 기능입니다. 그렇다면 전혀 새로울게 없이 핀수를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TTA와 업체에서 밝히듯이 슬림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대세일까요? 하지만 일부 업체들도 인정하듯이 10-16핀의 회사에 따라 다른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변환기만 꼽으면 되기 때문에 고객들은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휴대폰을 항상 들고다니는 휴대품이긴 하지만, 충전기는 늘 들고다니는게 아니니 말입니다.

특히 생각해야 할 것은 모든 휴대폰이 슬림화되는 것도 아니고, 일부 제품이 슬림화 된 것 뿐입니다. DMB폰의 경우 예전보다 휴대폰의 크기가 더 커지고, 앞으로 출시되는 휴대폰도 모두 슬림형만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표준화를 하는 이유는 일부의 휴대폰의 디자인이 "슬림화"되었다는 것인데... 잭의 크기를 조금 더 줄이기 위해서 표준을 제정한지 4년만에 바꾼다고 하면, 어떻게 3천 8백만 휴대폰 가입자를 이해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한해 충전핀을 통합해서 3천 5백억원을 절약했다면, 4년을 절약해서 모아온 돈을 한꺼번에 싹 쓰도록 하는게 과연 의미있는 표준일까요?


#8. 대안
이번일을 추진하고 있는 TTA의 김영태 시험인증 기획팀장은 기사에서 “표준화하지 않으면 휴대전화의 충전기도 제각각 사야 하고 MP3 재생기나 커넥터, 컴퓨터 등도 단자가 맞지 않아 휴대전화가 가진 기능을 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표준화되어 있는데, 마치 새로운 표준을 추진하지 않으면 기능을 못쓸지도 모른다는 뜻처럼 들리는군요. 지금은 그런 첨단 기능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핀의 숫자는 사실 여유가 있는게 더 좋습니다. 표준이 한번 만들어지면 쉽게 바꾸지 않도록, 미래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여유의 핀수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게 당연합니다. 딱 맞게 했다가, 한 4-5년뒤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어서 핀의 숫자가 부족하다면 바꿔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24핀에서 도저히 기술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 할 수 없거나, 기존의 24핀에 어떤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서 통합이 불가능하다면 표준을 바꿀 수는 있겠지만, 단지 크기를 위해서 바꾸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TTA가 멀티미디어등의 데이터 통신을 사용하기 위해서 표준을 정하는 것의 필요성에는 동감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표준은 기존의 24핀을 유지하는 형태가 되어서 국민적인 돈의 낭비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휴대폰은 몇몇 업체들이 출시해서 사용하는 제품이 아닌,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진짜 20핀으로 추진해야 한다면, 이미 대부분의 가정에서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는 충전기를 굳이 바꾸려는 이유를 보다 명확히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 보충 설명 : 집에 있는 휴대폰의 24핀 충전기잭의 안쪽을 보면, 24개의 칸이 나누어져 있지만 실제로 있는 핀은 3-5개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여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있는 부분입니다. 충전기의 경우는 핀이 자리잡은 위치가 다들 동일하지만, 데이터 케이블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각각의 핀마다 사용하는 기능이 정해져있는 탓인데요. 그렇다면 결국 지금도 15개 이상의 핀이 사용되지 않는 상태라는 겁니다. 제 휴대폰의 경우 데이터케이블은 5개, 충전용잭은 4개의 핀만 있습니다. 그 남은 부분을 새로운 기능에 활용하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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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O WJ 2008/09/02 14:53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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