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RadioStyLe!님의 블로그에서 시작된 글입니다. 블로그의 콘텐츠를 좀 더 심도있게 하려면, 이런식의 트랙백을 통한 의견 교환이 더 많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꼬리말이 아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우방이다.
>> 미국이라는 나라는 분명 대한민국의 우방입니다. 우리를 구한 영웅으로 칭송받았던 맥아더 장군이 한국에 원자폭탄을 투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뒤늦게 전해지건 말건, 한국전쟁 당시 한국을 위해서가 아닌.. 공산화의 확산을 막기위해서 한국을 구했건,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미국이 애치슨라인이라는걸 선언하면서 한국을 제외시켜서 북한의 남침을 부추겼다는 얘기가 심지어 사실이더라도.. 어쨌든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 분명합니다.
한반도의 분쟁 상태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 그리고 세계의 지도를 딱 펼쳐놓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딱 보게 되면, 이나라가 왜 이렇게 분쟁이 끊이지 않을 수 밖에 없는가.. 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부딪히는 나라가 될 수 없는가 하는 것에 대한 답이 조금은 나옵니다. 사실 딱 부딪히게 되는 지점에 우리 한반도가 위치하고 있죠.
'반미 vs 친미'의 논란의 가장 핵심은 두가지입니다.
첫번째 과연 대한민국이 주한미군 없이 독자적으로 북한의 남침위협을 막아내고, 전쟁 도발을 억제할 정도의 힘을 가졌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두번째 주한미군과 미국이 한국의 우방이라는 관계를 감안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늘 우리가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서 내주기만 한다면 과연 이런 상황이 정당한가 하는 문제이죠.
첫번째는 친미를 외치는 사람들의 가장 크게 보는 문제의 핵심이고, 두번째는 반미를 외치는 사람이 문제를 보는 핵심입니다. 서로 같은 문제를 다른식으로 접근하는데, 사실 공통된 해답이 나올리 만무합니다. 결국 친미를 외치는 사람은 반미주의자들이 늘 똑같은 주장을 내놓는 협상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하고, 반미를 외치는 사람은 미국과 한국 정권들이 늘어놓는 말에 현혹되어 진실을 감춘다고 비난을 하죠. 결국 이상주의자들과 현실주의자들의 싸움은 평행선을 긋게 됩니다. 단지 상황이 조금씩 변할 뿐, 생각과 사고는 잘 변하지 않으니까요.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상대방을 조금 애정을 가지고 봐라바야 합니다.
먼저 반미쪽의 사람들을 볼까요? 아마도 그중에 일부는 진짜 그런 주장을 외치고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 당장 미군을 한국땅 밖으로 몰아내자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어렸을적 우리의 소원은 늘상 통일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돌이켜봤을때.. 정말 소원이 통일이였던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주한미군 철수' '미국 반대'는 하나의 슬로건입니다.
그들이 외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이 동등한 관계에서 무언가를 하고, 또 일반 국민들 중 어느 누구라도 단지 상대가 미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지.. 진짜 미국을 없애고, 주한미군을 당장 이땅에서 몰아내자고 하는 것은 아니란 이야기죠. 불합리한 상황이 쌀이 되었든, 파병이든, 영화든, 약값이든 뭐든 좀 우리도 우리의 권리를 주장해보자는 겁니다.
[반미]=[친북]이라는 공식에 너무 익숙해져있는 탓인지, 우리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너무 극단적으로 보고 있는건 아닐지 생각해봐야 할 듯 합니다. 물론 어딜가나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극단에 있는 사람들은 늘 다수가 아닙니다.
친미를 외치는 사람들 역시 크게 다른 사람들이 아닙니다.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반미를 외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철수 한다면.. 북에 대한 전쟁 억제력을 떠나서 당장 경제에서 부터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요? 일단 아쉬운 건,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인 상황임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인거죠. 미국의 자국의 의지로 한국에 주한미군을 배치한 것이고, 그들 스스로도 필요한건 분명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주한미군이 필요한 이유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이니까요.
몇몇 사람들은 우리의 국방력이 많이 높아진 탓에, 북한보다 훨씬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합니다. 저도 사실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하긴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북한과 전쟁을 해서 이기는게 아닙니다. 최종 목표가 통일이라고 하더라도,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제해서 한반도에서 더이상 전쟁이 없도록 하는 것이고.. 거기에는 무엇보다 미국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쉬운 처지인 우리가 미국을 더 붙잡아야 한다면, 그들에게도 뭔가 우리는 하기 싫지만 요구조건을 들어줘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존심을 내세워서 되는 문제가 아닌 보다 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이죠. 중동이 세계의 화약고라서 그렇지, 지금 중동이 평화상태가 된다면, 세계의 화약고는 역시 한반도가 됩니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를 감안할 때, 한국의 주변정세가 불안해지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역시 한국인 것은 당연합니다.
아무리 이렇게 얘기해도, 양쪽이 평행선을 긋게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것만이 이런 첨예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잘 해결하더라도 이렇게 극단적인 문제는 어느한쪽이 피해를 보고, 불리하도록 해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피해와 불리함을 어느정도 이해시키고, 최소화하는게 관건인 것 입니다.
그럼 반미/친미, 무엇이 더 우리에게 중요할까요? 논쟁에서는 어느 한쪽이 아닌 양쪽을 이해한다고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앞에 직면한 산적한 문제들은 결국 어느 한쪽의 편에 서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니까요. 결국 우리는 한쪽편에 서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미국과의 관계를 최대한 유지하는 쪽에 서서 문제를 해결하되, 반미를 외치는 사람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그들이 요구하는 것들이 무시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몫은 우리 대한민국의 정부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놀랍도록 적당한 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평택으로 이전하는 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입니다. 뉴스에서 보셨으니 다 아시겠죠? 양쪽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문제입니다. 결국 폭력, 유혈 사태를 불러왔죠.
반미주의자, 떠나지 않는 평택주민, 주한미군, 미국정부, 친미주의자, 언론, 경찰.. 누가 잘못했습니까? 놀랍게도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장 큰 잘못은 대한민국 정부가 하고 있습니다.
미군의 입장에서 전세계에 있는 미군을 통폐합 재배치하는 문제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인해서 기동성도 높이고, 관리하는 비용을 줄이고, 더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있겠죠. 그런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나라중에 하나인 한국에 대한 주한미군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 사실 이 문제는 한국에서 미군에 먼저 요청했긴 합니다. 하지만 결국 돌이켜보면 미군이 하려고 하는걸 우리가 먼저 요청했던 것이겠죠.)
그리고 이 문제는 대한민국 정부가 도와줘야 하는 문제입니다. 비용도 천문학적일테지만, 결국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얻게 되는 이익도 있을 것이고, 반환되는 기지가 서울의 중심임을 감안할 때 손해보는 일만도 아닙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미군 기지를 두는 것보다는 외곽에 두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니까요.
여기서 반미를 외치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주한미군의 축소를 외치던 사람들에게 기지를 이전해서 더욱 늘려주겠다니 반대할만도 하죠. 특히나 그곳에서 평생을 땅을 일구면서 살았을 주민, 역시 자기 조상부터 농사짓던 땅을 돌려내라니 반대할만도 합니다. 국가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국민 없이 국가가 있을수도 없으니까요. (* 그곳 땅은 국가가 아닌 그곳에 터를 내리고 살아오던 사람들이 가난을 벗어나고자 간척했던 곳입니다. 그러니 애착을 느끼는건 당연합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주한 미군의 재배치에 대한 동의는 국가간의 약속이기 때문에, 정부로써는 사전에 평택 주민을 모두 설득하고 협상할만한 여유도, 그럴 수 있는 사안도 아닙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놀랄만한 일을 합니다. 제가 가장 믿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여기서부터 입니다.
분명 우리에게도 이익이 있는 주한 미군의 이전과 반대할 만한 사람들의 반대할 만한 이유.
이 두 가지를 생각했다면, 정부는 약속한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그곳 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을 시작했어야 합니다. 데드라인을 주고, '그곳에서 나와라.'라는 경고가 아니라, 직접 가서 설득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설득이 잘 안되겠죠.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죠. 이번 사태에서 정부도 설득을 시도하긴 했지만, 제 생각엔 설득이 불가능할 것을 미리 가정했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놀랍게도 얼마간의 데드라인을 주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서 강제 철거에 들어가게 됩니다. 결국 경찰과 주민들은 적이 되었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기 위해서 유지하는 경찰이 국민에게 폭력을 쓰고, 국민이 자기 땅을 정부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경찰에게 폭력을 써야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미군기지를 위해서 말입니다.
여기서 정부가 설득해야 하는 가구의 수는 제가 알기로 200가구가 조금 넘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 절반정도가 미리 떠났다고 하니 100가구를 설득하지 못해 공권력을 투입해서, 상황을 완전 극단적으로 해결해버린 것이죠. 공권력을 투입해서 진압하는 것은 대화를 통한 방법보다, 쉽고 간편하고 빠릅니다. 그래서 정부도 애용하고 있는 것일텐데요.
사실 해결이 아니고, 상황을 좀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의 생각에는 힘 없는 사람들이니 처음에는 반항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이 들겠죠. 하지만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어떻게 해결할껀가요? 또 공권력을 투입하나요? 그럼 사실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이 우리의 주적인 북한과 다를게 뭐가 있습니까.
제가 앞서 우리가 [친미]를 바탕으로 [반미]를 외치는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렇게 안하면 우리가 북한처럼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주한미군이 철수를 하고, 우리가 다행히 경제의 패닉상태를 벗어났다고 해봅시다. 결국 우리는 국방력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돈을 투자하고, 또 주변국이 넘보지 못하도록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려고 하겠죠. 그럼 당연히 미국이나 일본, 중국의 견제를 받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몰래하던지.. 미친척하고 개발해야 하는 수순.. 어디서 많이 보는 국가의 스토리 아닌가요?
사실 술자리에서 '그 사람들 어떻게 설득해. 말이 통하지 않을텐데... 경찰을 투입해서 밀어버려야지..'라는 이야기를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에서 하는 일은 술자리에서 하는 말과는 달라야 하는거 아닐까요.?
주한미군을 우리나라에서 몰아낼 수는 없습니다. 주한미군이 우리의 영원한 우방이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면 우리에게 손해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미국의 눈치를 본다고 국민을 무시하고,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늘 우리가 패배자가 되어야 한다면, 그것 역시 정부에서 국민을 위해 해야하는 일은 아닐꺼라 생각됩니다. 누군가 손해를 봐야 한다면, 조금 힘 없고 잃을게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그게 현실인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건 분명 불합리한거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도.. 하지만 국가가 국민을 위해서 그런 손해, 잃는 것이 최소화되도록 해줘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건 아니겠죠?
끝으로 RadioStyLe!님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에 대해서 의견을 밝히자면, 이건 대안없는 반대와 어쩔 수 없는 찬성에 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한쪽으로 치우쳐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물론 일부 극단적인 논리는 가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을 보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해하는걸 포기한다면.. 결국 이해할 수 없는거겠죠? 서로에 대해서... 앞으로도 영원히 말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은 같은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서로 이해를 못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반미가, 어떤 사람에게는 친미가 이해가 안가는 것이죠. 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서로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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