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읽은 '당신들의 대한민국2 (박노자 / 한겨레출판)'에서 박노자씨는 우리의 문화 깊숙하게 자리잡은 군대의 문화에 대해서 언급을 하시더군요. 이를테면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나가는 국가대표선수들을 우리는 '태극전사(戰士)'라고 부르고, 경기에 나가는 것을 '출전(出戰)한다'라고 합니다. 야구에서 경기에 지게 된 투수를 '패전(敗戰)투수'라고 칭합니다. 물론 우리에게 이미 너무 익숙해진 상태라서, 우리가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고 쓰는 것인데.. 우리 스스로 국가간 스포츠 대결을.. 스포츠 본연의 모습으로 보기 보다는.. 다른 국가간의 전쟁으로 느끼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 생각됩니다.

사실 그도 그럴것이... 요즘 월드컵의 열기를 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게 다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2002년의 월드컵 4강 신화가 우리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고, 온 나라가 열기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을 곱지 않는 시선으로 보는 소수의 지식인들이 있기는 했지만, 전체 주류 문화에 비해서는 아주 작은 목소리일 뿐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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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붉은 리본` 월드컵 마케팅 돌입 :: 출처-이데일리


하지만 이제는 제가 보기에도 온 국민이 '월드컵'에 열광하고 만들어 내는 많은 활동이.. 지나친 국력 낭비처럼 보입니다. 한두명도 아니고 족히 열명을 넘는 가수들이 저마다 월드컵 응원가를 쏟아내고, 웬만한 기업들치고 월드컵 마케팅을 하지 않는 기업이 없을 정도 입니다. 패션업계는 "빨간색"이 들어가는 응원복을 만든다고 정신이 없고, 기업들은 저마다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행' 티켓을 경품이나 이벤트 상품으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꼭지점 댄스는 아주 작은 꼬마들에게까지 퍼져나가고 있고, 국가대표축구팀의 공식 응원단체인 '붉은 악마'는 기업간의 마케팅 싸움에 가장 최전선에서 SK와 KTF를 옮겨가며 점점 열기를 과열시키고 있습니다. 급기야 서울앞 광장이 니꺼네.. 내꺼네하면서 싸움을 치룬것도 얼마전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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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월드컵 응원복 패션 :: 출처-연합뉴스



이렇듯 '월드컵'을 위해서 나라 곳곳에서 너무 비싼 비용을 치루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방송 3사가 동시에 체결한 월드컵 경기의 한국에서 독점적인 중계권은 약 2,500만 달러(환율 950원 기준, 237억원)에 판매됐고, 이외에도 부수적인 방송 제작비를 포함해.. 방송 3사가 월드컵에 들이는 비용은 약 45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TV광고 비용단가도 높아서.. 첫 상대인 토고와의 경기에서 광고  15초에 2500만 원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니.. 참 대단합니다. 거기에 일반 기업들이 앞서서 월드컵 분위기를 과열시키면서 지불하고 있는 마케팅 비용도 현대자동차의 1000억을 시작으로, 아마 수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일련의 비용이 낭비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하나의 축제로 다가온 월드컵에 대해서 응당 치뤄야 하는 댓가인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야 할꺼 같습니다. 월드컵은 분명 스포츠 축제이지만, 우리 국민은 정말 다시 한번 국가간 전쟁을 치루고 있는게 아닐까요?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 우리의 민족에 대한 의식이 너무 강한걸까요? 제 스스로에게도 그렇고, 당신에게도 질문을 던져봅니다.


"과연 월드컵은 우리에게 무엇일까요?"


[독일 월드컵과 방송광고]한국 첫 경기 토고戰 1초에 167만원 - 동아일보
국내 기업 월드컵 마케팅 '킥오프'-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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