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무렵 한 동아리에 갔을 때 가르쳐주던 노래가 있었는데... 인터내셔날가(The Internationale)라는 제목의 다소 쳐지는 느낌의 노래였다. 노래는 알고 봤더니 백년도 훨씬 이전에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진 노래였다. 긴 역사의 터널을 통과해서 대한민국의 대학 공간에서 듣게된 낯선 노래는 낭만보다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그도 그럴것이 가사가 일단 '들어라 최후 결정 투쟁의 외침을!' 이런식이였으니까.

대학에 들어가기 3년 전. 우라나라는 연대사태로 이름 붙여진 일로 연일 뉴스를 채웠었다. 그때 고1이였던 내게 전쟁같은 우리나라 대학의 모습은 당황스러운 그 자체였다. 아무튼 3년이 흘렀지만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공포는 여전했던 것 같다. 대학에 가는 자식에게 부모님은 그렇게도 오랜시간동안 말씀하셨던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시는대신 이제 '데모는 절대 안된다'는 말을 다짐처럼 하셨다.
 
아무튼 대학에 갔고. 인터내셔날가를 들었고. 가사는 이해가 잘 안됐고. 조금 전까지 친근하던 이 선배들의 무리는 뭔가 무서운 집단처럼 느껴지고. 그랬다. 얼마뒤. 과에서 OT인지 MT인지를 가게됐다. 물론 그런 모든 행사의 주된 이유는 '친목도모'라는 표면적인 목적아래 '술마시는 시간'을 가지는거였다. 더이상 부모님이 무서워서라든지, 10시 통금시간이라든지하는 이유로 술을 마시다가 집에일찍 가야하는 후배가 없는 자리가 필요할 뿐이였다. 물론 그러는 사이. 잊지 못할 사고를 치고, 몇달동안 사람들이 술자리에서마다 꺼내놓은 실수를 만들고, 남들은 술마시고 죽어가는 순간에도 사랑에 빠지고, 친구를 만나고, 단짝이 생기고. 그런 자리이기도 했다.

그냥 술만 마셔도 될텐데. 선배들은 후배들의 재롱을 보고 싶어했다. 낡은 것을 타파하자고 했으니, 이런 관례도 타파했으면 좋았으련만. 선배들은 후배들이 무언가를 준비하고 보여주길 원하고 있었다. 예전부터 내려온 전통같은거였다. 아무튼 이런 저런 조로 나눠서 무언가를 연습해야했고. 그때 처음 '바위처럼'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인터내셔날가의 쳐진 느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상큼함을 가진 노래였다. 선배들이 원하는건 그 노래에 맞춰서 율동을 연습하고. 무대에 서는거였다. 아마 매년 한팀 정도는 이 노래에 맞춰서 연습을 했었겠지. 유치원 이후로, 사실 솔직히는 머리속에는 율동이든 춤이든 전혀 했던 기억이 없던 내게 그 일은 정말 손발이 오그라드는 일이였다. 아무튼 적당한 핑계를 대고 그 일만은 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며칠이 지나도록 그 노래는 머리에 남아서, 입가에 흥얼거리게 됐다. 민중가요가 그렇게 입에 익숙해지는만큼. 그런 크기로 데모도, 데모를 하는 선배들도 더 이상 무서운 범죄자가 아닌 그냥 아는 형이고 아는 누나일 뿐이였다.  

얼마전, 바위처럼이 원래부터 있던 노래가 아니라 ^^ 꽃다지라는 그룹에서 불렀던 노래라는걸 알게 됐다. 그런 꽃다지가 내일(음. 하필 13일의 금요일 밤) 콘서트를 한다. 너무 늦게 알았고, 미리 병원을 예약해둔터라 갈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한채. 지난 기억을 더듬으며, 꽤 오래 휴식했던 포스팅을 남겨본다. 멜론으로 새로운 노래 몇 곡 들어봐야겠단 생각을. 공연예매는 이 곳 http://shopion.co.kr/ti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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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명박의 지능까들 : PD수첩 '4대강' 편 단평

    Tracked from 민노씨.네 2010/08/25 12:13

    4대강 버라이어티 쇼쇼쇼! 4대강 죽이기 겸 사실은 대운하지롱~! 겸 리버클루즈 카지노 사업? 스포츠서울마저 피디수첩 '4대강 6m의 비밀'편에 대해 기사냈다. "예고편에 비해 아쉽다"는 근거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모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식인 제목을 뽑았는데, 그냥 웃어주자. 개인적으로 피디수첩이 역시나 큰 건을 했다고 평가한다. 정신 제대로 박힌 언론사라면 피디수첩이 터뜨린 건수로만 헤드라인 일주일은 장식할만한 굵직굵직한 게 여럿이다. 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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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위처럼 2010/08/16 00:03

    바위처럼 이란 곡이 꽃다지 그룹의 것이라는 것도
    꽃다지라는 그룹이 있다는 것도
    bklove님 덕분에 알았네요.
    바위처럼 견디면 좋은 날이, 좋은 일이 생기겠죠?
    종종 포스팅 해주세요. 항상 기다리고 있답니다.
    기다리는 건 정말 싫어요. ㅎㅎ

  2. 민노씨 2010/08/24 23:17

    오, 꽃다지를 좋아하시나요? :)
    내일 비리재단 복귀가 코 앞에 닥친 대학들이 상지대와 연대해서 시민문화제를 보신각에서 엽니다.
    보신각 늦은 저녁 7시부터.

    여기 초대가수로 꽃다지가 온답니다!
    ( http://saveschool.net/177 )

    봉간씨, 시간이 허락하시면 늦더라도 잠깐 들러주세요. :)
    오랜만에 맥주도 한잔 하고.. ㅎㅎ

    • BKLove 2010/08/25 16:13

      날씨가 궂은데 고생 많으시군요.
      제가 내일, 아니 오늘.
      대전에 내려가야 할 일이 생겨서 참석이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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