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Love Blog

2013년 12월 4일

5대 짬뽕 이야기

매운 음식을 잘 못먹는다.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음식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일단 정신이 없게 되서 안 좋아한다. 그 자체가 고통스러운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은 두 번째 이유.

서울로 오면서 ‘매운 맛’을 핵심으로 내새우는 집이 꽤 많아서 놀랬다. 보통 매콤하거나, 매콤 달콤한 수준의 인정할 수 있는 매운 맛에 비해서. 서울에 있는 음식점이 맵다고 하는 목표는, 그 자체로 상당히 얼얼한 수준 이상의 매운 맛이다. 매콤이 아니라 그냥 맵다. 먹고 있으면 힘들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난 음식을 먹고 있는건가, 땀을 흘리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매콤하지 않고 매운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떡볶이라고 본다. 뭔 떡볶이가 이렇게 매운지. 그럼에도 놀라운게, 그런 곳들이 대부분 상당히 장사가 잘 된다는 것. 내가 매운맛을 못 먹는 별종인가란 생각도 들 정도이다(요즘은 실제 그런거 같기도함). 아무튼 짬뽕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내가 즐기는 음식 중 하나이다. 회사 주변의 짬뽕집(중국집)의 짬뽕은 대부분 맵다. 그것도 많이. 내가 인내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수준보다 좀 더 매워서 왠만해서는 잘 선택을 안한다.

전국 5대 짬뽕집이 있다. 다른 여타의 음식이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여진 경우가 거의 없는데 반해 “짬뽕”의 경우는 특이한 일이다. 이 이름 하나로 전국에 있는 5개의 짬뽕을 하는 집은 유명세를 탄다. 물론 그전에도 유명했긴하지만. 이제는 왠만해서 유명세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신5대짬뽕”이 생기면 모를까.

그래서 이 5개의 지역을 방문하게 되면 짬뽕을 먹어야만 할 것 같다. 짬뽕 때문이 아니라, 5대 때문에. 버티컬로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는게 이렇게 무섭다. 전국5대짬뽕 중 하나는 강릉에 있는 교동 반점이다. 허름하고 홀에 테이블이 3개 밖에 없다. 메뉴도 짬뽕을 먹거나, 짬뽕밥을 먹거나, 짬뽕을 먹고 공기밥을 시켜서 말아먹거나. 어쨌든 짬뽕 뿐이다(참, 군만두가 있긴하다). 심지어 2명이 가면, 모르는 사람과 한 테이블에서 짬뽕을 먹어야 한다. 6명이 보통 앉는 테이블에서 다른 4명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음식이라니. 기본적으로 짬뽕이니까 고추가루 매운맛이 나긴하지만, 이 집은 후추를 상당히 많이 써서 후추의 매운맛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국물은 상당히 진하고 걸죽하고, 맵다. 정확히 매콤과 매운의 중간 정도 되는 것 같다. 먹는 내내 땀이 나고 쉽지는 않은 경험이였다. 그런데 땀을 뻘뻘흘리는데 입이 매워서 뜨거운 수준은 또 아니고. (참, 전국 5대 짬봉의 나머지 넷은 공주 동해원, 송탄 영빈루, 군산 복성루, 대구 진흥반점. 먹어본 것 중에는 개인적으로 군산 복성루가 좀 더 입에 맞았다)

연예인 소유진씨의 남편 백종원씨가 하는 프렌차이즈 홍콩반점의 짬뽕을 아주 좋아했는데. 요즘 본점도 예전 그 맛이 아닌 듯 싶다. 홍콩반점은 불맛이 강해서 좋아했는데 아쉽.

사진

 

2013년 12월 2일

국민학교 친구들

우연히 국민학교 친구들과 연락이 닿았다. 몇몇은 고등학교 때까지 마주친 적이 있긴하지만, 대부분은 1994년 이후 처음, 그러니까 20년 만에 만난 친구들이다. “20년”이라는 말의 무게가 예사롭지 않다. 태어나고 이후 10년쯤은 아예 떠오르는 기억이 없으니 그렇게 생각하면 십년 단위로 내가 추억할 수 있는 최대의 길이가 20년이였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오랜만에 만나긴 했으나, 솔직히 추억이 많지는 않았다. 워낙 수줍음도 많았고, 도드러지지 않았던 탓에 기억할만한 일화를 별로 남기지 못했던 것 같다. 친구들이 그나마 가지고 있던 기억을 끄집어내었고, 어린시절 내 모습을 떠올려준게 외려 고마울 정도였다. 20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몇 시간에 걸쳐 서로의 기억의 조각을 맞췄고, 내 기억의 일부를 복원했고, 또 일부는 복원되지 못했다. 덩달아 아련했던 짝사랑의 기억도 떠올랐고, 혼자 웃음지었지만, 이내 사라졌다.

20년 만에 만난 친구들은 꽤 많이 변했고, 또 그대로였다. 친구의 얼굴을 보고는 아닐거라고, 기억할거라고 하긴 하지만, 솔직히 길에서 마주치면 어련풋이 기억하나 확신하지 못하고 스쳐지나가거나. 떠오르긴 했지만 상대방이 나를 마찬가지로 기억하고 또 반갑게 아는 척을 해줄지 확신하지 못해서 지나치거나. 아예 기억을 못하고 지나치거나 셋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 자리에 모였던 날. 많은 부분에서 친구들은 또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20년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물론 어린 시절을 지나, 치기 많은 청소년기와, 또 젊고 화사했던 그 젊음의 시기를 찍고 난 뒤의 지금, 그 뒤편에서도 14살 어린 시절의 친구의 모습을 뚜렷하게 찾을 수 있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해내듯, 외모 뿐 아니라, 성격 또한 어렸을 때의 성격이 현재의 모습에 오버랩됐다. 그들의 모습에 비치는 내 모습은 어떨까? 그때는 어땠을까? 궁금했지만 속으로 삼켰다.

 

2013년 10월 28일

그래비티

gravity-quad-poster

일요일 아침. 별 생각 없이 CGV 어플로 그래비티를 조회하던 중. IMAX + 오후 시간 + 정 중앙 좌석이 2자리 비어있는걸 발견. 그 좌석 이외에 대부분 매진이 된 것으로 보아. 예매한 커플이 싸웠거나 어쨌거나 취소한 상황에서… 내가 조회했던 듯(이자리를 빌어 감사인사를 전해요)~

이동진 기자의 “어떤 영화는 관람이 아니라 체험된다”라는 말이 100% 싱크되는 느낌의 영화. 영화를 보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 우주 배경의 어트랙션을 체험한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느낀 결론은 두 가지.

하나는, 나는 죽어도 우주여행을 가고 싶지 않다는 것.

둘째는, 이런 영화 – 이런 장비 http://mirror.enha.kr/wiki/HMD 가 만나고, 디지털 기술이 조금만 더 발달하면 뭔가 완전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 같다는거. 그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 것 같기도.

2013년 10월 7일

면접

1. 마지막으로 ‘면접’이란걸 봤던게 7년전쯤 인 것 같은데. 오늘 오랜만에 면접이란걸 봤다. 아~ 낯설어. (7년 전은 그랬지만 오늘은 입사 면접은 아니였어요)

2. 투자자 만나는건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되는데다. 대부분의 경우 상호 탐색과 적당히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버무려지고,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도 투자자를 고를 필요도 있으니까 상대방의 태도도 꽤 나이스한 편임. 업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건 보너스. 그에 반해 조금 성격이 다른 경진대회 같은 형태의 투자 요청 자리는 성격상 탐색은 어렵지만 이 경우 보통 사전에 준비해가는 자료가 있으니까 뭐.

3. 다수에게 하는 강의는 훨씬 쉬운데. 일단은 내가 상대방보다 정보가 많은데다, 계획을 세워서 갔다면 딱 한 명만 호응을 잘해줘도 비교적 수월한 편(호응이라함은 적당한 타이밍에 고개를 끄덕여줘서 니 이야기를 듣고 있다 정도를 표시해주면 나이스). 물론 감정(대부분은 웃음)을 유발하고, 상대방을 집중시키고, 분위기를 유지해서 원하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강연자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그래도 어쨌든 면접보다는 쉬움. 아무튼 대상만 놓고보면 개인적으로 했던 강의 중에는 공무원 상대로 점심 시간 이후 했던 강의가 제일 힘들었던 듯(ㅠㅠ). 한 명도 관심이 없어보였고 대부분은 그냥 자고. 반면 40대 이상의 여성을 상대로 한 강의는 ‘그 호응’ 때문에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음. 확실히 어머니 세대들은 리액션이 상당히 훌륭하심!

4. 반면 ‘면접’은 여러가지로 면접자에게 너무 불리한 조건인게. 시간 제약이 크고, 면접관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는게 불가능한데다, 그렇다고 면접 보는 도중에 상대방의 의중을 캐치하기엔 상대방의 숫자가 너무 많음(오늘의 경우 면접관이 무려 3명). 면접관이 인쇄된 종이를 보고, 뭔가를 쓰고, 그 사이 다른 사람은 질문하고 나는 눈치보다 답변을 하기 바쁜 탓에 상대방에 대한 탐색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고, 복수의 면접관이라면 뭔가 대화를 한 번 유도해서 분위기 반전하는 것도 불가능… 이 경우 해결책이라면 면접을 많이 봐서 경험을 높이는 것(질문은 대부분 비슷하므로 비슷한 질문에 적당한 대답을 순발력 있게 내놓는 것) 말곤 없을 것 같기도… 하긴 요즘은 면접스터디도 많다고 하니까. 좀 짠하긴하지만.

5. 전체적으로 오늘은 아침부터 어리버리. 그나마 다행인건 어리버리 답변을 하는 도중에 ‘아, 뭔가 잘못되고 있는거 같아’라는 자각은 할 수 있었다는거.

 

2013년 9월 16일

운동

운동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몸으로 뭔가를 하는 것에 소질이 없는 탓에 운동과는 담을 쌓은지 오래인데. 체중 관리를 좀 빼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고,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것(맛있는 음식 + 술) 을 내 마음대로 하려면 적절하게 조절을 해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 나이도 들고 하니까, 또 그렇게 남들이 다 하는거 하나 더 해야겠단 생각도 머리에 늘 부담이였고.

몸무게 몇 킬로 정도 빼려는 목적을 가지려면 결국 왕도는 없는 것이고… 많이 움직이고, 기초 대사량을 높이고, 적게 먹고. 이 셋이 조합을 이뤄야 되는 것 같다. 적게 먹거나, 한가지 음식을 먹거나 하는 방식은 결국 평생 그렇게 살 수 없다면 다시 필연적인 반작용을 부르는 것은 어쩌면 또 당연할 것이고. 당장은 적게 먹는 것은 애초에 나의 관심 사항이 아니고, 많이 움직이고 기초대사량을 높이는건 운동 빼고는 답이 없으니까 잘 먹고 운동을 한다. 운동 없이 잘 먹거나(살찜), 운동하고 잘 먹거나(유지하면서 적당히 좋은 몸), 운동 없이 적게 먹거나(계속 유지할 경우 점진적인 감소), 운동하고 적게 먹거나(확실한 감소). 물론 그 양과 질에 따라 다르긴하겠지만 대략 그에 맞게 몸이 반응하는 것 같다.

아무튼 하기 싫은 걸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취미 하나 가지고 싶었고. 어렸을 때 배우다가 그만 둔 (그나마 살면서 유일하게 재미 붙이면서 했던) 수영을 시작했다. 그것만 하기엔 좀 밋밋해서 웨이트를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는데 요즘은 웨이트 비중이 훨씬 많아진 듯 하다. 수영보단 성취감이 많은 편이고 그 반응이 즉각적이기도해서. 아직까진 몸도 별 다른 반응은 없고. 운동도 특별히 재미있지도 특별히 재미없지도 않고. 다만 달리고, 뛰고,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은 생각은 여러번 한다. 또, 머리와 몸에서 땀이 나오는 것을 내 눈으로 보는 것은 그 양 만큼 뇌 어느 한 곳에 자극을 주는 것도 같다. 스스로를 뿌듯해하라는 자극. 물론 러너스 하이 같은건 아니고(모르겠다, 사실 이건 어떤 느낌인지 조차도). 애초에 큰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게 아니라 시간도 대중이 없어서 어쩔 땐 두 시간씩 했다가, 어쩔 땐 한 시간씩 하다가. 또 빼먹기도 자주 했다가.

씻지 않고 운동을 하러 갈 때면 망가진 머리 때문에 모자를 쓰곤 하는데. 이때만큼만 모자가 어울렸음 싶은데. 나이가 이미 들어버려서 그 가능성은 요원하기만 해보인다. 그렇게 체념과 기대를 교차해가며 하루를 보낸다.

bk_army06

Older Posts